A stealthy reimagining of urban public space | Elizabeth Diller

번역: Eugene Chung 검토: Jihyeon J. Kim

공공 공간이란 공기처럼 비용이 들지 않고 흔해야 해요.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점점 더 많은 도심 속 공공 공간이

Public space must be as free and abundant as the air we breathe.

마치 상품처럼 거래되며 사라지고 있죠.

건축가는 공공 공간을 지키고

In our real estate-driven cities,

더 많이 만들 것을 요구하며

where open space is increasingly carved up,

방치되거나 잘못된 판단으로 사라지는 공간을 되찾아야 해요.

traded and sold as a commodity,

architects must defend public space,

건축가는

advocate for more of it,

고객과 정면으로 맞서는 한이 있더라도

and reclaim space that's been squandered by neglect

공공 공간을 만들어야 하며

or lack of vision.

가끔은 기발하고 교묘한 방법으로

In our practice,

this sometimes means openly sparring with a client

사설 건축 프로젝트 안에 공공 공간을 소개해야 하죠.

to carve out public space,

모든 민주적 행위에는 그를 위해 싸우는 사람이 있어요.

or inventing stealthy, under-the-radar ways

of insinuating space for the public into otherwise private building projects.

도시 영역을 책임지는 건축가는

공공 공간의 실현에 앞장서서

Either way, all democracies need champions.

점차 사유화되어 가는 도시의 민주화를 이뤄야 해요.

It's our role, as stewards of the urban realm,

2004년에

to will public space into existence

우리 사무실은 두 명의 시민 활동가를 만났는데

and to democratize our progressively privatized cities.

2.4km에 달하는 버려진 시설물을 구하기로 결심한

In 2004,

그들의 캠페인에 동참해

my studio came into the orbit of two inspired citizen activists

시민을 위한 공원화를 추진했어요.

who launched a campaign to save a 1.5-mile stretch

지역 개발업자들의 반대에 맞선 수년의 노력 끝에

of derelict infrastructure

하이 라인의 철거를 막을 수 있었고

and convert it into a public park.

제임스 코너, 피트 아우돌프와 함께

After years of struggle and mounting pressure

우리 사무실에서 설계를 맡았어요

from local developers,

the High Line was saved from demolition,

우연히 생겨난 그곳의 생태계는 몹시 아름다웠는데

and we, along with our partners James Corner and Piet Oudolf,

그건 수년의 방치로 발생한 거였죠.

were put in charge of designing it.

새로운 건축물을 소개하지 않고

We fell in love with the accidental ecosystem

그대로의 모습을 지켜야겠다고 다짐했어요.

that developed there after years of neglect.

곧장 시민들에게 공개하기엔 너무 취약한 상태여서

Rather than making architecture,

자연스레 뿌리내린 그곳 생태계의 유전자를 재해석하여

we vowed to protect this place from architecture.

반은 자연적이고 반은 인공적인

The site was too fragile to share with the public,

‘애그리텍처’를 만들었어요.

so we reinterpreted the DNA of this weird, self-seeded ecosystem

일반적으로 도시에서 공원은 탈출구 역할을 하는데

that was half natural and half man-made,

이 공원은 도시로 들어가는 입구와 같은

into a hybrid we called agritecture.

도시의 무의식으로 들어가는 일종의 문으로 해석됐죠.

Typically, parks serve as an escape from the city.

빠르게 움직이는 도시 위에 떠 있는

But this park was conceived as an entry into the city,

하이 라인 공원은 새로운 방식으로 뉴욕을 경험하는 장소가 되어

a portal into the city's subconscious.

엽서 표지에서 실릴 만큼 전망이 좋은 건 아니지만

Floating over the fast-paced streets below,

쉴 새 없이 생산하는 것에 가치를 두는 문화 속에서

the High Line became a place to experience an alternative New York,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들어가 쉴 수 있는 ‘괄호’처럼

with views that could never make it onto a postcard.

도시가 주는 즐거움과 공존하는 공간이 됐어요.

In a culture that rewards relentless productivity,

하이 라인 공원은 당초 예상과 달리

the High Line became a parenthesis in the day for doing nothing

뉴욕 인기 명소로 급부상하며

but sharing in the pleasures of being urban.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 되었죠.

Unexpectedly, the High Line became one of the most popular destinations

작년에는 8백만 명 이상이 방문했어요.

in New York

인터넷에서도 급속도로 퍼져

and a landmark on the world tourist map.

수많은 도시들이 자신만의 하이 라인을 만들고자 했어요.

Last year, over eight million people came.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을 자극한 거죠.

The High Line also went viral.

전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으며

Hundreds of cities around the world were inspired to build one of their own.

천연 자원은 점차 고갈되는 가운데

다른 도시들도 재발견의 기회를 본 거예요.

We touched a global nerve.

낙후된 시설을 되살려

In a time of environmental awareness

지속가능한 공공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거예요.

and shrinking resources on the planet,

cities realized they could seize the opportunity to reimagine

결론적으로

녹색 공간을 보장하는 건 환경적 공정성의 문제죠.

aging infrastructure

as a sustainable way to give back space to the public.

2013년 우리는 모스크바 중심의 공원 설계 공모에 당선됐는데

After all,

access to green space is an environmental justice issue.

다행히 대형 상업 시설이 들어올 원래의 계획을 시에서 무산시킨 거죠.

In 2013, we were selected to design a park in central Moscow.

공원 예정지는 역사, 정치적으로 민감한 공간으로

부지 인근에 크렘린과 붉은 광장

Thankfully, the city pivoted from its plan to build a giant commercial development

성 바실리 대성당이 위치했어요.

on this historically sensitive and politically charged site,

공원 예정지는

흐루쇼프 시대에 지어진 대형 호텔 ‘로시야’가 있던 자리로

adjacent to the Kremlin, Red Square

and St. Basil's Cathedral.

우리를 도덕적 갈등에 빠뜨렸어요.

민주적 공공 공간을 만드는 것이

It would sit on the footprint

of the former massive Khrushchev-era hotel "Rossiya."

정치적 억압이 극심한 나라에서 과연 가능할까요?

We faced a moral dilemma.

크렘린이 가까이에 있었지만

Was it possible to make a democratic public space

모스크바 시민들의 바람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in the context of a repressive regime?

그들은 진보적이고 세계적인 도시가 되는 걸 희망했어요.

Despite being a stone's throw from the Kremlin,

중앙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we decided to focus on Moscow's aspirations

사회 개혁은 도시에서부터 일어나야 하죠.

of becoming a progressive, cosmopolitan city.

시민들에게 이 공원은 표현의 장으로

As national governments are failing us,

붉은 광장의 군사 퍼레이드나

cities hold the promise of social reform.

권력을 상징하는 여러 행사들과 대비될 거예요.

The park would be a site of civic expression,

반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a foil to the military parades

공공 공간의 특성 때문에

정부는 공공 공간을 제어하려 해요.

and other demonstrations of power in Red Square.

우리가 받은 설계 지침은 넓고 열린 공간을 지양했는데

Given the vulnerability that public spaces pose

집합 장소로 쓰여서 사회적 불안을 조장하는 걸

from opposition,

governments try to control them.

염두한 것으로 보였죠.

The architectural brief we got discouraged large open spaces,

우리는 개방된 풀밭과 광장을 제안하여

presumably out of concern for public assemblies

공간의 용도를 제한하지 않았어요.

and social unrest.

잘 정돈된 정원이나

Our response was to make open meadows and plazas

장미 등 정해진 식물만을 심어 꾸미는 대신

whose uses could be open-ended.

우리가 제안한 건 ‘야생 도시주의’였어요.

Instead of the manicured gardens

공원에 심을 토종 식물은

and restricted inventories of official plantings, like rose bushes,

러시아를 대표하는 자연환경을 가진 서로 다른 네 개의 지역에서 왔는데

we introduced a principle we called wild urbanism.

여기서 우리가 이루고자 한 것은

The park would host native plants,

국민적 자부심을 표현하고 담아내는 것이었죠.

sourced from the four major regional landscapes of Russia.

모스크바에 있는 대부분의 공원들은

This was our stealthy move.

정해진 길로만 걸어야 하고

It was embraced as an expression of national pride.

잔디밭은 울타리로 막아놓은 형태지만

정해진 길이 없는 이 공원은

In contrast to typical parks in Moscow,

방문객이 자연 속으로 들어가길 권하죠.

where you're only permitted to walk on pathways,

fenced off from vegetation,

자르야드예 공원은 대성공이었어요.

this park is unscripted

개장 후 한 달 만에 백만 명이 왔으니까요.

and encouraged immersion in the landscape.

그렇게 성황을 이루자 푸틴 대통령은 공원을 자신의 공으로 내세웠죠.

Zaryadye Park has been immensely successful.

One million people came the first month.

한편 억압받던 젊은이들은 이 공원에서 해방감을 느꼈고

So, not surprisingly, Putin politicized Zaryadye as his park for the people.

그 모습이 방범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어요.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의 영향을 탓하며

Meanwhile, the park's liberating effect on a repressed younger generation

젊은이들이 타락했다고 비난했지만

우리에겐 공원이 성공적이란 신호였죠.

was caught on security cameras.

Government officials blamed American influence

정권이란 때론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for corrupting Russian youth.

결국엔 바뀌는 것이지만

공공 공간은 오래도록 남으니까요.

But for us, this was a great sign of success.

공공 공간은 조용히, 때론 반체제적으로

We came to believe that regimes come and go --

some more slowly than others --

시민들에게 힘을 줄 수 있어요.

민주적인 공공 공간이 위협받는 배경엔 경제적 목적을 빼놓을 수 없죠.

but public spaces endure.

They can work quietly, even subversively,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서

to empower the public.

하이 라인 주변 동네는

The threat to democratic public space comes also from financial greed.

옥외 주차장이 늘어섰던 지역인데

뉴욕에서 가장 값비싼 동네로 탈바꿈했어요.

Returning to New York,

하이 라인 공원의 성공이 가져온 일종의 부작용으로

the neighborhood surrounding the High Line

had transformed from a sea of open parking lots

주변 지역이 빠르게 개발되면서

to the most expensive real estate in New York.

고급화되는 결과를 낳았어요.

The park inadvertently fell victim to its own success

건축가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요?

and became an agent of rapid urbanization.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고 그로 인해 생기는 변화는 어쩌죠?

And with it came gentrification.

하이 라인 공원이 불러온 변화에 책임감을 느껴서

I question what is the responsibility of the architect

in shaping the aftermath of urban change that they've unwittingly produced.

하이 라인의 공공성을 이용해

일종의 서사시적인 공연의 무대로

‘마일 롱 오페라’를 기획했어요.

I felt compelled to respond on the site where it happened,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탈공업화된 도시를 배경으로

to use the public space of the High Line

as an urban stage for an epic performance

일종의 명상과도 같으며

우리 모두의 모습과

called "The Mile-Long Opera."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대한 향수

It would be a meditation on the unprecedented speed of change

of the postindustrial city,

그리고 소외적인 미래에 대한 불안을 표현했어요.

its winners and losers.

And it would embody a sense of nostalgia we feel for an irretrievable past

일반적으로 오페라는 고가이며 특권층만 누린다고 생각하지만

and apprehension about an alienating future.

‘마일 롱 오페라’는 무료로 누구나 갈 수 있었죠.

제가 감독부터 제작까지 총괄하는

People tend to think of opera as expensive and exclusive.

큰 도전이었는데

This would welcome everyone for free.

다행히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어요.

I stepped into the role of creator, director and producer,

거대한 앙상블로 기획된 ‘마일 롱 오페라’는

and basically off a cliff,

40개의 교회, 지역 및 학교의 합창단으로 이뤄졌으며

but I brought some brilliant collaborators with me.

총 천 명의 합창단원들이

"The Mile-Long Opera" was performed by a giant ensemble

약 2.4km의 구간 곳곳에 서서 노래했어요.

of 40 church, community and school choirs.

(오페라 노래 소리)

One thousand singers in all were distributed

along the 1.5-mile stretch of the High Line.

(Singers singing opera)

단독으로 공연하는 각각의 합창단원 사이로

수천 명의 방문객이 공원을 거니는 형태가

7일 밤 동안 이어졌어요.

각 공연은 현대의 삶을 살아가는 각자의 방식을 표현했는데

Elizabeth Diller: Each singer performed solo

to a promenading audience of thousands

그 안에는 불안, 유머, 갈망, 나약함

each night for seven nights,

기쁨, 격분 등이 표현됐고

each expressing their unique way of coping with contemporary life.

도시가 무대 배경이 되었죠.

당시 미국은 정치적으로 몹시 암울한 시기였는데

Through anxiety, humor, longing, vulnerability,

joy and outrage.

맨해튼 전체적으로

The city was their backdrop.

뉴욕 시민들은 분명 서로 간 가치관과 시민의식이

During some particularly dark days of political strife in the country,

공유됨을 느꼈어요.

across a big swath of Manhattan,

하지만 하이 라인 공원 주변 개발은 속도를 늦출 줄 모르고

there was a palpable sense of shared values and citizenship

허드슨 야드라는 대규모 부동산 사업으로 이어져

among New Yorkers.

미국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초대형 복합단지가

But development around the High Line was not slowing down.

생겨나게 됐어요.

A huge real-estate play called Hudson Yards

그나마 다행으로

뉴욕시는 이 초대형 프로젝트의 작은 일부분을

was in the process of becoming the largest mixed-use development

문화 시설 부지로 지정하고

in US history.

In its wisdom,

설계안을 공모했어요.

the city of New York retained a small piece of that huge property

최선의 장소는 아니었지만

기회 삼아야겠다고 생각했죠.

for a yet-to-be-determined cultural facility,

상업적인 개발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공간이지만

and asked for ideas.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거죠.

And while not the ideal spot,

건축가 데이비드 록웰과 손잡고

we thought, "Why not be opportunistic?

문화 시설의 정신이 살아있는 건축물을 상상했어요.

Why not use the space produced by commercial development

for countercultural activity?"

이 새로운 건축물은 예측불허한 미래에 반응할 수 있고

With our partner David Rockwell,

we had a vision for a building and an institutional ethos.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장르를 넘나들며

매체에 구애되지 않고

The new entity had to be responsive to an unpredictable future

실내외 그 어떤 규모도 가능해야 했죠.

즉, 이것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in which artists would be free to work across all disciplines

건축의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던졌어요.

and all media,

at all scales, indoors and out.

다목적 전시실을 쌓은 형태의 고정된 건물에

To do so, we had to change the paradigm

필요에 따라 확장할 수 있는 외관을 덧입힌 형태로

and challenge the inertia of architecture.

‘더 쉐드’의 면적은 두 배로 늘어날 수 있어

Made up of a fixed building with a stack of multi-use galleries

대형 설치물이나 공연을 수용할 수 있어요.

and a telescoping outer shell that deploys on demand,

대규모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 때는 간단하게 밀어넣어

The Shed is able to double its footprint

야외 문화 시민 공간을 넓힐 수 있어요.

for large installations, performances and events.

이 작업은 단 5분 만에 가능한데

If you don't need the extra space, you can just nest the shell

자동차 한 대의 마력으로 충분하죠.

and open up a large outdoor space for cultural and public use.

‘더 쉐드’는

직감과 의지로 뭉친 여러 사람이

The structure deploys in five minutes,

함께 이룬 결과물이에요.

and uses the horsepower of one car engine.

(음악)

일종의 저항과도 같은 이 작은 공공 공간은

The Shed is a start-up

realized with a group of visionary collaborators

대규모 상업 부지에 위치하고 있지만

based on a hunch and sheer will.

문화적 쓰임으로 인해 강한 독립성을 띠고 있죠.

(Music)

While it's a small pocket of resistance on publicly owned land

인구가 증가하고 도시가 팽창하는 건 불가피한 일이지만

and a giant commercial site,

The Shed asserts its independence strongly through its content.

그럴수록 건축가는

민주적인 공공 공간의 확보에 더욱 힘써야 하며

As populations expand and city growth is inevitable,

점차 줄어드는 도심 속 공공 공간이

it's important for those of us who build

그저 가장 높은 값에 팔려 없어지는 걸 막아야 해요.

to relentlessly advocate for a democratic public realm

감사합니다.

so that dwindling urban space

is not forfeited to the highest bidder.

Thank you.